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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창이란?

무리를 일컫는 우리말 '떼'와 노래한다는 뜻의 한자어 '창(唱)'을 합성한 말로 사전에는 없는 신조어입니다. 일반적으로 가수가 공연을 할 때 팬들이 다같이 따라부르는 것을 뜻하는 의미로 사용합니다. 해외 뮤지션들이 한국 내한공연 뒤 '한국의 떼창 문화에 홀딱 반했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얘기는 이제 뉴스거리라고 할 수도 없을 만큼 자주 접하는 소식이 됐습니다.



  한국의 떼창




사망한 프레디 머큐리를 대신해 퀸의 내한공연에서 보컬을 맡은 애덤 램버트는 "한국 관객이 미국 관객보다 훨씬 낫다"며 엄지를 치켜세웠습니다.

 

뮤즈는 내한공연 후 한국 관객들을 "세상에서 가장 미친 듯이 열정적이다"라고 표현했습니다.

 

메탈리카 - "우리가 Master of puppets를 연주했을 때 관객들이 기타 솔로부분을 입으로 따라 불렀다. 등골이 오싹할 만큼 전율이 흘렀다"

 

노엘 갤러거는 "한국 팬들의 손동작은 대단했고, 노래를 따라 부를 때는 숨이 막혔다"고 극찬했습니다.


그룹 fun의 네이트 루스는 첫 내한공연에서 한국관객들의 떼창에 반해 두 번째 내한공연에서는 떼창하는 관객들을 지휘하며 함께 즐기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마룬 파이브는 내한공연 중 "어디가 제일 좋냐는 질문을 받으면, 한국이라고 답한다"고 말해 관객들을 감동시키기도 했습니다.





해외 뮤지션들의 이같은 반응을 소식으로 접하면 그 현장을 직접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도 왠지모를 뿌듯함과 뜨거움이 느껴집니다. 우리는 이처럼 '떼창문화'를 일본의 '조용한 관람문화'와 비교하며 한국 고유의 문화 혹은 특별한 문화라는 자부심을 부여합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한국의 '떼창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과연, 정말 해외 뮤지션들은 한국의 떼창문화에 그토록 열광했는가?"

 

 


  한국의 떼창 문화는 특별한가?



공연주관사 및 관계자들의 중론으론 한국 팬들의 떼창은 해외와 비교해 특별하지 않다는 의견. 사실 떼창은 미국·유럽 등 해외공연 영상에서도 확인되듯 전 세계적인 공연관람 문화의 하나에 지나지 않는 게 맞습니다.


브라질·칠레 등 열정의 나라로 알려진 일부 남미권 국가 팬들은 심지어 한국보다 더 열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마룬 파이브의 경우, 어느 국가를 가나 SNS에 '어메이징', '인크레더블'등과 같은 후기를 남깁니다. 서구권 사람들이 태생적으로 극찬에 인색하지 않은 성향이라는 점과 미루어, 내한공연에서 보여준 해외 뮤지션들의 한국 떼창에 대한 찬사도 그저 흔한 립서스비스일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택광 경희대 영미문화전공 교수는 "떼창에대한 과한 의미 부여는 개인주의로 점점 파편화 되고 있는 현실을 부정하고, 국가 주도 근대화 과정에서 받아들인 고유의 집단주의적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폴 매카트니 내한공연에 전 세대를 아우른 수만 관객이 떼창을 한 것처럼 서양문화 소비를 주요 정체성으로 삼는 이중성도 반영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마룬 파이브, 노엘 갤러거, 네이트 루스 등 한국의 열정적인 관객문화에 호감을 표하며, 방한 횟수를 늘리는 뮤지션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은 확실합니다. 한 공연주관사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 관객의 열광적인 반응이 해외 뮤지션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떼창 문화'의 고유성이나 특별함이 아닙니다. 그것이 누군가의 가슴을 벅차게 해줄 수 있다는 것, 누군가를 뜨겁게 해줄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자의적인 과장이나 환상에 지나지 않더라도, 어지러운 시국으로 감수성이 메말라가는 한국의 현대사회에서 우리의 떼창 문화는 그것만으로 훌륭한 의미를 갖는 것이 아닐까요?